파일을 정리하다 발견했다. 이게 몇년 전이냐. 코딩하다가 갑자기 딴 생각이 들어서 작사나 해본다고 할머니를 생각하며 만든 가사인데. 전국 노래자랑이라도 우리 동네 오면 불러볼까 하고 만들었다. 근데 ㅋㅋㅋ 사실 왔었는데 내가 몰랐지. 나한테 왜 얘기도 안 하고 왔을까.
둘째 며느리라고 되어있는데 사실은 둘째 부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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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할머니 둘째 며느리로 시집와서
# 아흔이 넘도록 고생만 하셨소
# 일곱자식 도시락을 싸느라고 소풀을 뜯느라고
# 시아버지는 방에서 꼼짝도 안하고 반찬 투정만 한다고
#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데 어린 아버지가 칭얼댈 때
# 우리 아버지를 그렇게 때렸다고 때리기만 해서 미안하다고
# 할머니는 걱정이 너무 많구랴
# 겨울에는 여름 걱정 여름에는 겨울 걱정
# 나가도 걱정 들어와도 걱정
# 그놈의 자식 걱정에 재미라도 들리셨소
# 기어코 마지막 하는 소리가 겨우 추워서 어떻햐
# 나 출근하는 길 걱정하는 소리였소
# 그러다 큰일난다 죄다 말려도
# 할머니 고향에 내 기어코 모시고 갔지요
# 옛날에는 여기가 전부 논밭이었다며
# 아직도 할아버지 친구 자식들 그대로 산다며
# 할머니는 어디 살았나요 물어보니
# 몰라~
# 조상 잘 모시면 자손들 잘 살게 도와준다는데
# 할머니가 나를 잘 살게 해준다고?
# 하이고 됐소 마 할매나 잘 사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