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설
어느날 문득 나이들어 보이는 원인이 맨 먼저 피부라고 생각한 나는 피부과에 가보기로 결심했다. 대전에서 여러 군데 찾아보고 우선 집근처 린으로 갔다.
대략 구글에서 찾아보면 위와 같은 모습이고 실제로도 이렇다.
주말 예약을 2주전에 하고 갔는데 막상 갔더니 여름이라서 진료가 어렵고 가을에 모공수축해보자 이러는 것이었다. 지금 프락셀이라도 하면 어떠냐 했더니 계속 가을에 하자고 해서 걍 나와버렸다. 분명 예약할 때는 당일에 시술도 받을 수 있다고 했는데 예약 손님을 이렇게 그냥 보내다니 말이 되는가.
게다가 나보고 나이에 비해서 피부가 좋다 니? 내 피부 안 좋은 건 누가 봐도 뻔한데 도대체 내 나이를 얼마로 생각한 것인가... 빈정이 너무 상한다 ㅋㅋㅋ
그 밖에도 여기 저기 전화를 했는데 예약 자체가 안 되는 곳도 있고 미용시술을 안 하는 곳도 있고..
그래서 결국 이동규 의원을 찾아갔다....
까지가 처음 글 쓸 때 잡설이고 아래부터는 새로 업데이트된 내용이다.
- 셀라스 전문점
바로 옆으로 확장이전...
2021년 새로 바뀐 이동규의원..
여기는 피부과 전문의가 아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피부과라는 명칭을 쓸 수 없다. 글 제목에 피부과라고 해놨지만 정식 명칙은 이동규의원이다.
위의 링크는 통계청 자료인데 대전지역 피부과 전문의는 70명 남짓, 전국적으로는 2000여명 수준이다. 사실상 상당수가 피부과 전문의가 아닌데도 미용 시술을 하고 있다.
사실 다양한 피부 질환을 겪는 분들은 전문의가 필요하겠지만 미용 목적의 레이저 시술 정도는 그냥 의원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는 100% 예약제라서 전화로 예약 하고 가야 한다. (042-471-8175) 항상 사람이 많고 주말 예약은 거의 불가능한 수준. 여기가 왜 이렇게 잘 되느냐 하면 일단 가격이 저렴하고, 복잡한 과정이 없으며 상담진료도 아주 간편한 편이라서 그렇다. 상담이 간편하다는게 무슨 말이냐, 피부가 어떻고 저떻고 이런 시술 저런 시술 권하는 게 아니라, 그냥 레이저 OK? OK! 딱 이렇게 되기 때문이다. 알레르기나 기타 피부 질환은 없는지 정도만 체크하고 모두 레이저 수술대로 향하게 된다. 원하는 것만 딱 받을 수 있으니 정말 부담이 없다.
이 병원의 약점이라면 동선이 좀 번잡하여 안락함이 없다. 왼쪽 끝에서부터 수납, 문진, 마취, 레이저 순으로 진행되는데, 모든 환자가 같은 공간에 잔뜩 모여있어야 한다.
- 프로세스
우선 접수부터 하고, 기다리면 간단한 문진을 받는다. 요구사항이 있으면 여기서 다 얘기하면 된다. 그 다음 수납->마취, 그리고 한참 기다리다가 입술이 안 움직일 쯤 되면 이름을 불러준다. 진료실에 가면 침대에 누워서 레이저를 받는데, 의사들이 하루 종일 앉아서 레이저만 해주고 있다. 마치 공장마냥 다음, 다음, 다음, 하면서 계속 레이저만 해준다. 저 사람들 우울증 걸리는 거 아냐? 싶었는데 막상 말 걸어보니 멀쩡하드라.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표정은 알 수 없지만 다들 상냥하고 가끔 말도 걸어준다.
진료를 마치면 피부관리실로 간다. 피부관리실은 센터에서 오른쪽 방이다. 셀라스 받고 왔다고 접수하면 5분관리(무료)와 20분 관리(1만원)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관리 끝나고 나면 이것 저것 피부관리 용품을 구매할 수 있다. 병원에서만 파는 거라며 좀 비싼데 나름 용량도 넉넉하고 특히 콜라겐은 평소에도 피부관리겸 바르기 좋다.
처음에 방문하면 조금 불편할 수 있다. 동선도 복잡하고 사람도 많은데 누가 친절하게 붙어서 안내를 해주지 않는다. 직원이 없는 게 아닌데 직원 만큼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n회차 방문 고객이 대부분이라도 뭘 안내해주려고 해도 알아서 왔다 갔다 잘 하니까 그게 분위기가 돼서 그렇다.
옷가게로 따지자면 손님 오자마자 달라붙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게 아니라 계산만 잘 해주는 느낌이지. 그럼 된 거 아닌가?
그리고 내 관점에서는 말이지.. 가격이 친절한 것이 진짜 친절한 것이다.
- 기타 등등
주차.... 빌딩 지하 주차장이 잘 마련되어 있긴 한데 자리가 너무 없다? 그러면 밑으로 내려가보자. 피부 진정 끝나면 주차 정산해준다. 주차 하기 뭐하면 건물 밖 도로가 한가하니 아무데나 세워도 괜찮다.
가격은 셀라스 11만원. 점 빼는 정도, 잡티 제거는 서비스로 해줌. 3회 까지 11만원이고 이후 11,000원. 하여튼 이거 때문에 유명해졌다. 그래 맞아, 점 빼는 거야 집중해서 노려보고 레이저 쏴야 되는 거지 셀라스는 그냥 얼굴에 갖다대고 뿅뿅 찍으면 그만인 거.
근데 아픈 게 진짜 아파서 아 다음에 또 와야 되나 벌써부터 걱정스러울 정도. 셀라스는 별로 안 아픈데 점 빼는 게 아프다. 주사 바늘보다 약간 더 아픈 정도인데 문제는 주사처럼 뿅 하고 끝이 아니라 지이이이이잉이이이잉이이잉~ 하고 지속딜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그러다 머릿속으로 생각난 게 바로 영화 '밀정'... 마취하고 레이저 받는 것도 너무 아픈데 우리 조상님들은 그 무서운 걸 어떻게 당했을까... 아이고 이러고 있다
결론적으로
간편한 시술을 원하는 나 같은 남자들이 가기에 딱.
- 4회차 후기
4회차를 돌면서 재차 후기를 남겨본다.
4회차가 되니 만팔천원인가 만천원인가 기억도 안나네 하여튼 2만원 내로 가능. 3회까지 받았는데 아직 피부가 울퉁불퉁해서 그런지 여전히 빡세게 레이저를 쏘고 있다. 솔직히 처음에는 셀라스보다 점과 잡티가 많아서 그쪽 위주로 잡고 셀라스는 약하게 받았었는데, 3회째 되면서 잡티 안 잡고 셀라스만 강하게 받았다. 효과는 정말 드라마틱함. 기왕 받는 거 빡세게 해달라고 의사선생님에게 부탁해보자.
4번 정도 받다 보니 나만의 요령이 생겼다. 우선 여드름 부위가 있으면 특별히 아프니 조심하자. 받고 나서 자외선도 피해야 하고 재생 크림도 발라줘야 하겠지만 받은 직후 가장 중요한 것은 물리적 자극을 피하는 것이다. 우선 시술 직후 6시간-12시간은 손하나 건들지 말고 냅두는 게 제일 좋다. 2, 3일은 입도 크게 안 벌려야 한다. 세안도 진짜 살살 해야한다. 크림 바르는 것보다 자극 안 주는 게 더 중요하다!! 는 게 내 결론이다. 점 빼거나 흉터 제거하면 딱지가 크게 앉는데 그거 진짜 안 건드려야 한다. 억지로 떨어지면 또 흉진다..
- 1년 후기|
1년차 돌면서 또 후기를 남겨본다.
벌써 12번을 넘게 받은 거 아닌가. 우선 무엇보다 11,000원의 약속은 계속 지켜졌다. 90% 세일이라... 시술 받으면서 늘 감사하게 된다. 레이저의 강도와 질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항상 강도는 강하게. 잡티나 얼룩은 확실히 좀 없어졌지만 깊은 여드름 상처나 큰 주름은 여전히 남아있다. 처음 시술을 받을 때 기대했던 만큼 효과가 드라마틱하지는 않다. 4회차때는 왜 드라마틱하다고 생각해을까? 그 때 착각을 한 것일까? 아니면 원래 효과가 있는데 지금 얼굴에 적응되서 효과가 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걸까? 옛날에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난다. 1년새 늙어간 내 얼굴과 효과가 상쇄되었는지도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꾸준한 잡티 제거와 관리만 해도 본전은 뽑고 남는다는 것이다.
원래 시술 후 냉찜질을 해주던 것이 꼴랑 마스크팩 한 장으로 바뀌었다. 실질적인 효과를 생각하기 전에 우선 감성적으로 아쉽다, 그냥 좀 허전. 근데 옛날에 냉찜질은 차가워서 더 아팠던 거 같기도 하고.. 하여튼 어쨌든 아무래도 상관없다. 어차피 11,000원이니까.
통증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레이저 받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손발이 오그라들고 가슴이 답답하다.
사람은 여전히 많다. 북적이는 느낌은 줄어들었는데, 의자를 많이 놔석 그렇다.
아, 재싱크림, 에센스 구입한 거. 재생크림은 20%정도 남은 거 같고 콜라겐 에센스는 아직 한참 남은 것 같다. 콜라겐은 시술 외 평소 발라도 좋다. 자기 전에 마스크팩도 번거로우면 그냥 콜라겐 쳐발쳐발. 지금은 언뜻 보니 예전보다 다른 제품을 더 다양하게 파는 듯 하다.
계속 느끼는 건데 거기 직원들 전부 다 친절하고 말도 잘 붙여준다. 누가 불친절하다고 했나? 사람들 북적이니까 느낌이 그런 것이지 실제로는 안 그렇다. 접수에서부터 의사분들까지 부드럽고 잘 해줌. 1년동안 너무 잘 다녀서 정말 좋다.
1년이 지나서야 궁금해지는 건데, 이동규가 누구일까? ㅋㅋㅋ 이동규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 2년 후기
한 1년 못 받다가 오랜만에 갔더니 확장이전을 해서 난리가 났다. 건물 2층의 절반을 다 쓰는 듯. 1년만에 갔는데도 11,000원은 그대로이다. 아직 이전한지 얼마 안 되서 뭔가 아직은 번잡하고 가구 배치도 의자 배치도 비효율적이다. -> 변하진 않을 듯.
처음에는 늘 그렇듯 가벼운 마음으로 블로그를 적었는데 왠지 댓글도 몇 개씩 달리고 해서 괜히 책임감이 느껴진다. 어떻게 바뀌었나 지속적으로 체크를 해야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무감이 든다... ....
2년 동안 큰 틀은 바뀐 게 없으니 하여튼 정보를 제공하는 블로그로서는 소임을 다 한 셈이다.
- 2년 반쯤 또 후기
진료 의사가 바뀌었다! 여성분이셨는데 남자로 바뀌었다. 예전 분은 별다른 거 물어보지도 않고 그냥 셀라스 ㄱㄱ 였는데 이 남성분은 나름 친절하게 뭔가 상담해준다. 근데 귀찮다.. 지금 대략 20번째 오는 거 같은데 뭘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있고... 강하게 받게 해달라니까 너무 강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어쩌구 저쩌구... 그니까 친절이라는 것은 노력한다고 되는 게 아니고 센스가 있어야지. 센스 없는 노력이 얼마나 사람 불편하게 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