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즈온 머신러닝 2판 - 풀스택 인공지능 개발자를 위하여



오렐리앙 제롱 지음

박해선 옮김

rickiepark/handson-ml2: 핸즈온 머신러닝 2/E의 주피터 노트북 (github.com)


내가 강의할 때 쓰는 책이다. 먼저 강의 용도로 말하자면 120시간 강의를 해도 다 설명하지 못할 정도로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시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책에 있는 내용 전부 다 코랩에서 실행 가능하고, 소스 코드를 전부 깃허브로 오픈했기 때문에 수강생들이 공부하기도 편하다.

딥러닝에 대한 학문 체계를 살펴보면 인공지능 > 패턴인식 > 머신러닝 > 신경망 > 딥러닝 순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골치아픈 통계와 확률을 다루는 패턴인식은 건너뛰고 현실적으로 딥러닝에 쓰일만한 요소들만 모아서 머신러닝을 설명한다. 그리고 고전이라고 할 수 있는 SVM, 앙상블, 클러스터링, PCA 를 소개하고 딥러닝으로 넘어간다. 딥러닝 파트에서는 텐서플로우-케라스를 기반으로 하여 영상처리, 시계열처리, 인코더-GAN, 강화학습 까지 충분한 범위의 주제들을 고루 다루고 있다. 

이 책은 풀스택 개발자에게 좋다. 여기서 풀스택이란 연구에서부터 응용개발까지 아우른다는 뜻이다. 단순 사용자가 아닌 연구자를 위해 머신러닝의 기본 개념에서부터 차근차근 설명하는 책이며 나름 골치아픈 수식과 그림이 등장한다. 소스코드도 단순 사용자를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API 사용법을 친절하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연구 방향대로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도록 상당한 수준의 로우 레벨까지 커버한다.

저자는 어떻게든 방대한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세계를 한 권의 책, 900여 페이지에 담아보려 했다.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보니 개별 항목에서는 다소 불친절한 부부이 있다. 기본적인 수학적 사고와 바탕은 갖추어야 혼자서 공부가 수월할 것이다. 기초적인 선형대는 할 줄 알아야 하고, 넘파이는 좀 해야 한다. 판다스는 몰라도 큰 지장이 없다.  이런 류의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이해하기는 좀 어렵다. 그러나 소스를 실행해보면서 천천히 발을 담궈보기에는 매우 좋다.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 '어려운 내용은 없다, 어려운 설명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의 부족함을 가지고 저자에게 화풀이하지 말라'. 이해할 수 있는 만큼만 이해하고 나머지는 내버려둔다 해도 책은 책으로서의 가치를 다 한 것이다.

기초가 부족한 사람들은 깃허브에 올려진 추가 내용을 보면 좋다. 넘파이와 판다스를 집중 공부할 수 있는 예제가 실려있다. 심지어는 자동미분에 대한 내용도 보충설명이 되어 있다. 

박해선 선생님이 책을 번역한 것도 모자라서 깃허브 소스코드도 번역해놨다. (2판 추가 부분은 번역이 안 되어 있음) 직접 촬영해주신 강의 동영상도 있다. 공부하기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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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봉평막국수 - 밸런스와 커스터마이징

 




고성에 막국수로 유명한 집 거기가 있긴 한데 웨이팅도 길고 해서 아무데나 간 곳이 천진봉평막국수.

가게는 겉으로 보면 김밥천국마냥 매우 평범하고 깔끔한 모양새. 어디 수려한 자연 속 가든이 아니라 그냥 길가에 있는 식당이기 때문에 분위기 있는 곳은 아니다.

자고로 막국수란 만능양념이라고 할 수 있는 초고추장을 베이스로 하여 짠맛, 단맛, 신맛, 매운맛이 모두 결합된 단짠매신의 음식이다. 거기다 고기육수까지 들어가기 때문에 무슨 놈의 맛이라도 어떻게든 맛이란 것이 나기 마련이며, 면의 식감만 나쁘지 않다면 어딜 가든 평타는 하는 음식이다. 그럼에도 너무 싱겁다든지, 너무 짜다든지 너무 달다든지 맵다든지 하여 균형을 잃고 입맛 버리는 막국수가 한 둘이 아니다. 여기 막국수는 매우 균형잡힌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은 배합에 달달한 육수 + 김을 추가하여 훌륭한 맛을 보여준다. 비빔막국수를 시켰는데 얼음육수를 같이 주기 때문에 원한다면 물냉처럼 먹을 수도 있고 양념맛을 싱겁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반대로 더 강한 맛을 원하다면 상에 차려진 겨자, 매운양념, 설탕을 이용하여 얼마든지 좋아하는 맛으로 변경 가능. 즉, 훌륭한 베이스에 다채로운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하다 하겠다. 추가 양념을 두는 것에 모자라서 설탕까지 준비해둔다는 것은 전국 각지에서 몰려오는 강원도 관광객들의 다채로운 팔도입맛을 모두 커버하려는 사장님의 결연한 의지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국수 양도 충분해서 배부르고 든든한 식사가 가능하다. 사이드를 시킬 경우 너무 억지로 다 먹지 말자.

만두는 그냥 평범하게 맛있고, 수육은 매우 부드럽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아하는 부들부들한 고기. 고기향과 허브향이 잘 배합되어 이상적인 밸런스를 보여준다.

쌈채소로 어린 양배추가 나왔는데 이거는 계절마다 다를 수도 있겠다.


위치는 강원도 고성군 어딘가... 에 있겠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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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250 - 좋은 소리, 풍부한 기능, 애매한 사용성

 




GE250은 GE300보다는 낮고 기타 GE150, GE200보다는 높은 등급의 멀티이펙터이다. 간단히 몇 가지 앰프 시뮬에 쓸만한 톤을 원하는 사람들은 GE150같은 걸 사고 250이나 300을 살 바에야 더 높은 하이엔드로 가기 때문에 300도 아닌 250은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있다. 너무 비싼 건 그렇지만 톤 시뮬레이터와 다양한 사운드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딱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멀티이펙터로서 소리 자체는 훌륭하다. 사실 요즘 세대의 대부분의 멀티 이펙터는 옛날에 비해 일취월장한 사운드를 보여주며 세밀한 톤 컨트롤이 필요없다면 왠만한 공연/녹음을 다 커버할 수준이 된다.

박자를 알아서 맞춰주는 긴 시간의 루프를 제공하고, 메트로놈, 드럼 비트도 제공되기 때문에 방구석에서 혼자 연습하기는 딱이다. 

GE250 이 제품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사용성이다. 단 하나의 노브로 모든 것을 컨트롤해야 하는데, 마치 vi 에디터를 쓰듯이 커서를 옮긴 뒤 클릭, 값을 바꾼 뒤 클릭, 다시 커서 옮기기를 반복해야 한다. 최소한 커서 위치를 옮기는 노브 하나만 더 달았어도 이렇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용하기 힘들다는 것이지 어렵다는 뜻이 아니다. 사용하기 어려운 것과 불편한 것은 다르다. 개별 스톰프를 포함해서 매우 많은 외장 버튼을 달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기능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기존 프리셋을 수정하는데 노가다가 필요하다는 것 뿐이다.

그 밖에 세밀한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페이지당 3개의 톤이 할당되어 있는데 최소 5개 이상씩 묶었어야 페이지를 무한히 넘기는 수고를 덜을 수 있을 것이다. 버튼 밑에 달린 조명도 과도하게 밝아서 어두운 공간에서 눈이 아플 지경인데 조절이 불가능하다. 디스플레이 UI를 보면 저게 과연 최선인가? 싶을 정도로 UI 디자인이 엉망이다. 전문 디자이너 없이 뚝딱 만들어낸 결과가 아닌가.

아이폰이 통화 잘 되고 카메라 잘 찍힌다고 아이폰이 되는 게 아니다. 편리한 사용성과 유려한 UI가 합쳐져서 제품의 아이덴티티가 된다. VAIO 노트북, 삼성 갤럭시, 그 외 우리가 인정하는 수많은 기기들은 자신만의 색깔과 철학이 있다. GE250은 과연 어떤 멀티이펙터인가.

쉽고 기능 많은 멀티이펙터는 맞지만 완성도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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