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250 - 좋은 소리, 풍부한 기능, 애매한 사용성

 




GE250은 GE300보다는 낮고 기타 GE150, GE200보다는 높은 등급의 멀티이펙터이다. 간단히 몇 가지 앰프 시뮬에 쓸만한 톤을 원하는 사람들은 GE150같은 걸 사고 250이나 300을 살 바에야 더 높은 하이엔드로 가기 때문에 300도 아닌 250은 상당히 애매한 위치에 있다. 너무 비싼 건 그렇지만 톤 시뮬레이터와 다양한 사운드를 맛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딱 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멀티이펙터로서 소리 자체는 훌륭하다. 사실 요즘 세대의 대부분의 멀티 이펙터는 옛날에 비해 일취월장한 사운들르 보여주며 세밀한 톤 컨트롤이 필요없다면 왠만한 공연/녹음을 다 커버할 수준이 된다.

박자를 알아서 맞춰주는 긴 시간의 루프를 제공하고, 메트로놈, 드럼 비트도 제공되기 때문에 방구석에서 혼자 연습하기는 딱이다. 

GE250 이 제품의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사용성이다. 단 하나의 노브로 모든 것을 컨트롤해야 하는데, 마치 vi 에디터를 쓰듯이 커서를 옮긴 뒤 클릭, 값을 바꾼 뒤 클릭, 다시 커서 옮기기를 반복해야 한다. 최소한 커서 위치를 옮기는 노브 하나만 더 달았어도 이렇게 불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사용하기 힘들다는 것이지 어렵다는 뜻이 아니다. 사용하기 어려운 것과 불편한 것은 다르다. 개별 스톰프를 포함해서 매우 많은 외장 버튼을 달고 있기 때문에 원하는 기능을 손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기존 프리셋을 수정하는데 노가다가 필요하다는 것 뿐이다.

그 밖에 세밀한 부분에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페이지당 3개의 톤이 할당되어 있는데 최소 5개 이상씩 묶었어야 페이지를 무한히 넘기는 수고를 덜을 수 있을 것이다. 버튼 밑에 달린 조명도 과도하게 밝아서 어두운 공간에서 눈이 아플 지경인데 조절이 불가능하다. 디스플레이 UI를 보면 저게 과연 최선인가? 싶을 정도로 UI 디자인이 엉망이다. 전문 디자이너 없이 뚝딱 만들어낸 결과가 아닌가.

아이폰이 통화 잘 되고 카메라 잘 찍힌다고 아이폰이 되는 게 아니다. 편리한 사용성과 유려한 UI가 합쳐져서 제품의 아이덴티티가 된다. VAIO 노트북, 삼성 갤럭시, 그 외 우리가 인정하는 수많은 기기들은 자신만의 색깔과 철학이 있다. GE250은 과연 어떤 멀티이펙터인가.

쉽고 기능 많은 멀티이펙터는 맞지만 완성도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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