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돈만 받으면 돼 - 지선 씨네마인드

 



유튜브에서 이것 저것 보다가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있어서 캡쳐해본다.


사람이 일을 하는 이유는 단순히 돈 때문만이 아니다. 직업에서 느끼는 보람과 만족감이 사람을 움직이게 하고, 때로는 그런 만족감에 깊이 심취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기도 한다. 특히나 간호사, 선생님, 소방관과 같은 사회의 공적인 역할을 하는 직업이 더더욱 직업이 가지고 있는 본질에 심취하기 쉽다. 


당연히 직업 정신이란 필요한 것이라서 그 어떤 의무감도 없이 단순히 돈벌이로서만 직업을 대해서는 안 될 것이겠지만, 오히려 그런 사명감이 직무를 방해하고 스스로를 괴롭게 할 수도 있다. 


꼭 극한의 상황에 있는 의료 시설 종사자나 공직자를 생각하지 않더라도 나만 봐도 그렇다. 나는 강사로서 그저 돈을 받고 강의를 하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강의를 듣는 사람들을 보면 측은지심에 조금이라도 더 도움이 되기 위해 애를 쓰게 되는데, 일이 잘 풀리면 모르겠지만 때로는 아무리 열심히 해도 그 누구도 알아주지 않거나, 교육 성과가 잘 나오지 않거나 해서 실망을 할 때도 있다. 그러면 오히려 강의에 집중이 잘 안 되고, 반대로 더 성의없는 강의를 하게 된다.


차라리 나는 떠드는 기계다 라고 생각하고 그 어떤 상황이든지 상관없이 그냥 할 말을 하고, 할 말만 하고 강의장을 떠날 때, 강의 평가도 가장 좋고 나 자신도 만족할 때가 많다. 사실 그게 제일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사명감으로 일하는 것보다 돈 때문에 일 하는 게 더 어렵다. 사실 그게 진짜 사명감으로 일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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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의 가발을 아무렇게나 놀려도 되는가?

 한동훈씨가 가발을 썼는지 안 썼는지 나는 알 길이 없지만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0019936671 이런 기사들이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가발을 쓰는 모양이다. 혹 그것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중요하지 않다.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이 그가 가발을 쓴다고 놀리는 그 행위 자체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탈모로 고민하는 40대 남성인 나로서는 가발을 가지고 놀리는 게 불쾌하다. 아무리 정치적으로 싫다고 해도 사람의 신체적 약점을 가지고 놀려도 되는가? 만약 한동훈이 외팔이라면 팔 하나 없는 병신이라고 놀릴 것인가?



위키 백과에 있는 전두환의 사진이다. 이 사람은 지금까지 숱하게 대머리로 조롱을 받아왔으며 영화 서울의 봄에서도 이름이 전두광으로 나온다.


한동훈을 생각하다 전두환의 대머리도 생각하게 된다. 전두환의 신체적 약점을 가지고 놀리는 것은 옳은가? 똑같은 비유로, 그가 만약 팔이 하나 없다면 팔 없는 병신이라고 놀릴 것인가?


전두환은 워낙 엄청난 범죄자이고 그 때문에 죽은 사람과 가족들, 그리고 시민들의 아픔을 생각하면 그까짓 거 놀리는 건 문제삼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어떤 비겁한 방법으로 그를 조롱한다 하더라도 그가 지은 죄에 비하면 이 문제는 너무나 작기 때문에. 그를 얕잡아 놀리는 것으로 조금이라도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건 받아들일 수 있는 일.


한동훈은 어떤가?


한동훈은 가발 뿐 아니라 어깨뽕이나 가슴뽕 등 여러 가지 외모에 대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정치인으로서 누구보다 진실되게 대중에게 다가가야 할 사람이 자기 외모에만 신경을 쓰고 정치적인 능력은 전혀 보여주지 않고 있으니, 이러한 점들이 결합되어 사람들의 놀림을 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연예인이라면 가발을 쓸 수도 있는데, 정치인은 아무래도 솔직한 자기 모습을 보여주는 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는 데 더 좋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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