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5일 결혼식 축가
어쩌다 보니 결혼식이 계속 미뤄져서 너무 정성스럽게 만들게 됐다..
양가 모두 기독교 집안에 주례를 목사님이 하게 되므로 거기에 맞춰 가사를 썼음.
모티브가 된 곡은 CCM은 예수안에서, 누구나 삶의 시작은 작구나(한웅재)
그리고 김동률의 출발, 데파페페 Start.
왠지 자꾸 가사가 어둡게 나와서 곡이라도 최대한 밝은 분위기로 가려고 노력했다. 가사도 사실 더 어둡고 끈적끈적했었는데 아무래도 결혼식 분위기를 생각해서 힘찬 내용, 그리고 교회 다니는 어르신들이 좋아할 수 있는 바람직하고 성경적인 가사들로 채웠다.
가장 먼저 만들어진 가사는 '우린 보이지 않는 길을 믿음으로 가네', 그리고 '사랑 하나로 우리 그 먼 길을 갈 수 있을까' 이다. 결론적으로 사랑과 믿음만 있으면 얼마든지 갈 수 있다, 이런 내용. 그리고 후렴구는 어떤 믿음과 사랑인지를 구체화하는 내용들이다.
가장 마지막에 쓴 가사는 '주님의 사랑 뜻하신 계획 우리안에 이뤄지리라.' 이거는 그냥 뭐 공간은 남는데 가사는 더 없고 해서 상투적으로 쓰는 말들을 갖다 붙인 것.
음악 작업은 먼저 기타로 시작했다. 데파페페 Start와 같은 리듬으로 노래를 불러보면서 작곡을 끝내고, 편곡은 피아노부터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곡 전체를 피아노로 채울 생각은 없었는데 이러나 저러나 교회 음악은 역시 피아노가 가장 잘 어울린다. 피아노에서 베이스를 빼고 어택감을 살려서 소리가 뭉치지 않게 신경을 많이 썼다.
피아노 위에 퍼커션을 깐다. 그 다음 공간을 채우기 위해 아르페지에이터로 탱탱거리는 소리들을 넣었다. 메탈느낌의 짦은 벨이랑 마림바랑 신스콤프가 섞인 건데 이런 도움 없으면 인제 노래도 못 만든다. 어택을 짧게 해서 퍼커션을 보조하는 느낌으로 채우니 리듬도 살고 공간도 채우고 일석이조.
베이스도 마찬가지로 경쾌한 느낌으로 채웠는데 특이하게 베이스에 딜레이가 걸려 있다. 베이스도 아르페지에이터의 일부인 것처럼 넣고 싶었다.
가장 마지막에 들어간 것은 벨이다. 별로 복잡한 노트도 아닌데 곡과 어울리게 적절히 넣는 게 쉽지 않더라.
건반 좀 미스가 많은데 어떤 부분은 불협화음이 마음에 들기도 해서 그냥 놔둠. 불협화음이나 삑사리나는 소리들은 그 악기로 집중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어떤 악기가 작아서 잘 안 들리는데 무작정 음량을 키우기도 뭐할 때는 일부러 불협화음을 내는 것도 좋다. 플룻이 가끔 삑삑거리는 것도 다 그런 이유로 넣은 것.
마스터링을 잘 했어야 하는데 불륨이 작다. 하지만 원본 음질은 더 잘 보존한 셈... 으로 치자~ 퍼커션이 크게 들어가서 사실 컴프레싱이 쉽지 않은데, 그래도 퍼커션은 줄이기가 싫었다. 현장은 분명 모니터링이 잘 안 될 테니 노래를 잘 부르려면 박자라도 맞추기 쉽게 해야 한다.
최종적으로는 어쿠스틱 기타를 붙잡고 반주 위에 연주까지 곁들여서 노래하는 것이 원래 계획이었는데 그냥 번거롭고 해서 보컬만으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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