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에 갔더니 벽에 붙어있는
시가 참 거슬리네
저녁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 없다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 없다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 - 없다
잘 수 있는 건물과 침대는 있지만 그게 내가 돌아갈 집인지 모르겠고 생각나는 사람은 많지만 생각하고 싶은 사람은 없고 부를 수 있는 노래는 많지만 위로가 되는 노래는 없으니
ㅋㅋㅋㅋ 마음이 삐뚤어지니까 무엇을 봐도 위로가 아니 된다.
어떤 불행한 사람은 아무 이유도 없이 불행하다.
누군가 말했던가, 불행할 이유가 없다면 그건 행복한 거라고. 나는 엄살을 피우고 있나? 그럼 당신 말이 맞다고 치고 나는 그냥 가볍게 죽어버리고 싶다.
내가 죽고 싶을 때 죽지 못할까봐 나는 그게 가장 무섭다. 만약 온갖 더러움과 더운 습기와 미지의 생물이 가득한 정글에서 벌레를 잡아먹으며 남은 생을 살아야 한다면 어떨까 상상해본다. 지금 나는 그래도 얼마나 다행인가, 모기 유충으로 태어나 잠자리에게 잡아먹힐 일은 없으니, 군부독재시절도 지나가고 군대도 갔다왔고, 지금 그나마 모든 게 편안한 편. 모든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경이롭고 존경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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