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만 만드는 게 아니라 잡다한 컴퓨터 주변기기도 만든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마우스와 웹캠. 마소 옵티컬마우스라고 하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기로 인정받고 있고 - 사실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 웹캠 분야에서도 삼성이 빵집하는 거 마냥 이름값으로 날리고 계신다.
그 중에서 만만한 거 하나 샀다. 고급도 아니고 중급도 아닌 어중간한 라인.
무엇보다 재미있는 게 포장이었다. 마치 결혼반지마냥 박스 뚜껑을 열면 가운데 딱! 저 속에는 나머지 선과, 보증서가 들어 있다.
보증서라.. 빽빽하게 적혀 있는데 하여튼 결론은 천재지변이나 사용자의 명백한 잘못이 아닌 그냥 고장난 거는 무조건 무상으로 AS해준다는 내용이다. 2년인가.. 아마도. 옛날 어르신들이 삼성은 비싸도 AS가 잘 된다며 대기업을 칭송하던 소리 들었을 것이다. 마소도 마찬가지로 대충 '아저씨 고장났어요~' 하면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그냥 새걸로 바꿔준다, 바꿔줬었다, 옛날에. 지금도 잘 해주겠지 뭐.
윈도우 8 이상에서는 웬만한 듣보잡이 아닌 이상, 주변기기 드라이버 같은 건, 설치 안 해도 알아서 다운로드 된다. 자기들이 만든 건데 잘 설치 되겠지. 설치 됐나 안 됐나 살펴보려면 설정으로 들어가서 연결된 장치 목록을 살펴보면 된다.
다른 컴퓨터에서 해보니까 웹캠 옆에 조그만한 글씨로 재부팅하라고 써 있었다. 컴퓨터에 따라 좀 다른 듯.
하여튼 설치 됐으면 바로 테스트해보자. 스카이프나 다른 메신저 쓰고 있으면 화상채팅을 바로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윈도우 기본 앱을 써보기로 했다. 앱 이름이 'Camera'. 간단하다.
몇 장 찍어보았다.
내가 애지중지하는 키보드. 가운데는 초점이 맞는데 바깥쪽으로 가면 흐려지고 색감도 엉망이 된다.
어두운 조명 아래서 시커먼 곳을 찍어보면 잔뜩 노이즈가 보인다. 센서가 별로 좋지 않다.
사람 얼굴. 나다. 역시 웹캠은 인물 사진이 중요하지. 뽀샤시하게 나오네.
아래쪽은 노트북에 기본으로 달린 카메라.
웹캠에서 또 중요한 것은 소리. 녹음도 해 봤다.
오오.. 괜찮은데? 그냥 음성 정도는 깔끔하게 들리는 편이다. 신디사이저 소리도 직접 연결을 한 것이 아니라 스피커에서 나오는 걸 마이크로 잡은 거다. 깔끔하게 들리잖아? 어째 화질은 별론데 음질이 좋으냐. 카메라보다 마이크에 신경을 더 썼나보다. 하여튼 웹캠 마이크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자세히 보면 손가락 움직임에 모션 블러가 끼어 있다. 웹캠 앞에서 달리기 할 거 아니잖아?
그리고 거치 방식이 좀 특이한데 카메라 대가리 빼고 몸통은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철판으로 되어 있어서
이쪽 저쪽으로 잘 접힌다. 접어서 모니터에 걸어놓든지, 바닥에 세우든지 자유롭다. 꼭 찰흙 만지는 기분.
고개도 좌우로 돌릴 수 있다.
일자로 펴면 이런 모습. 아. 딱 마이크처럼 생겼네. 웹캠이 아니라 웹마이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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