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텍 RP500 - 좋은 느낌의 조작감, 살짝 거친 소리



디지텍에서 나온 일렉기타 멀티 이펙터이다. rp 시리즈 중에서 rp1000보다는 한 단계 낮고 rp355보다는 한 단계 위. 너무 조작이 불편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하이엔드급은 아닌 딱 적당한 수준이다. 자동차로 치면 준중형, 노트북으로 치면 13인치.

홈페이지 링크 : RP500 (discontinued) | Multi-Effects Switching System & USB Recording Interface (digitech.com)
들어가면 각종 소프트웨어와 매뉴얼 등 얻을 것이 많다.

내가 일렉기타 사운드를 기똥차게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고 모든 이펙터를 다 써본 것도 아니기에 비교 설명은 절대 불가하지만;;; 나름 신디사이저를 오래 다루면서 소리에 관해서는 듣는 귀가 있고, 또 이런 기계 만지는 것이 취미, 게다가 매뉴얼도 읽어본 사람이다 나는 푸하하하 ㅋㅋㅋㅋㅋ

왠만하면 매뉴얼은 훑어보는게 좋지 않을까나.
나름 받은 느낌, 핵심 기능 위주로 간략하게 적어본다.

*외장은 모두 메탈로 되어 있고 스위치도 메탈 재질이라 딱 튼튼한 느낌이 온다. 그러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노브 등등은 다 플라스틱.;;;

*튜너를 키려면 바이패스를 2초간 누르고 있어라! A를 보통 440Hz로 놓고 쓰는데 427에서 453까지 조절 가능하다. 혹시나 다운튜닝된 피아노와 같이 연주를 해야 한다면 유용할지도??

*대부분의 멀티이펙터가 그렇듯이 미리 들어있는 프리셋은 100가지나 되는데 딱 느낌이 오는 것은 없다;;; 수만가지 톤이 있어도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으면 말짱 도루묵. 결국에는 마음에 드는 거 한 두개만 쓰니 꾹꾹이나 마찬가지. 100개의 프리셋, 100개의 유저셋을 지원하고 톤 라이브러리라고 샘플톤을 즉각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멀티이펙터의 디스토션은 왠지 따뜻한 느낌이 없고, 다양하나 지저분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너무 뻔한 톤만 나올 것 같고 동시에 너무 특이한 톤이 나올 것 같은 이상한 선입견. 특히 디지텍의 이펙터들이 좀 따가운 느낌이 드는 편이지. rp500도 그다지 따뜻한 느낌은 없는데, 대신 무진장 다양한, 그리고 대부분 쓸만한 그런 톤이 잔뜩 있다. 앰프 앞쪽에서 디스토션을 고를 수 있고, 앰프 시뮬레이터의 오버톤도 고를 수 있고, 막단에 캐비넷 톤도 고를 수 있어서 세 가지를 잘 조합하면 원하는 소리에 근접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론상 디스토션 18가지 x 앰프 52가지 x 캐비넷 25가지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데모/프리셋 사운드만 들어봐서는 이게 얼마나 좋은 톤인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모코어 하기 딱 좋은 (그리고 교회에서 자주 쓰는) 너무 빡세지도 않고 허무맹랑하지도 않은 알맹이가 꽉 들어찬 아주 그런 톤을 만질 수 있다.

*LFO가 2개나 들어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파라미터를 걸어 놓을 수 있다. LFO가 뭐냐고? 간단하게 트레몰로 생각하면 된다. 트레몰로는 LFO에 볼륨을 연결한 것이고, 그 밖에 다른 파라미터를 연결해서 자동으로 와리가리 한다는 것이지. LFO를 잘 이용하면 신디사이저와 같은 이펙터 소리를 얻을 수 있다.

*페달에도 당연히 여러 파라미터를 연결할 수 있다. 보통 앰프 게인이나 디스토션을 와우랑 같이 걸어서 효과를 내기도 하고, 아니면 리버브 같은 걸 걸어서 순간적으로 울림을 낸다거나.

*디지텍 시리즈의 페달은 다른 그 어떤 회사보다도 부드럽고 산뜻하고, 안정적이다. 페달 비교하면서 밟아보면 차이가 확실히 느껴짐.

*별에 별 잡다한 이펙터들 전부 내장. 코러스, 페이져, 플랜져 같은 건 종류별로 몇 가지씩 다 있고 옥타브니 피치 쉬프트니 뭐 그런 거랑 비브라토, 트레몰로, 야야, 등등 그리고 랜덤 와우, 랜덤 피치는 뭐야 ㅋㅋㅋㅋ 이런 것도 다 있음;; 멀티이펙터가 최고 쓸모 있을 때다.

*앞 쪽에 페달 버튼 5개로 프릿셋 톤을 선택할 수도 있고 페달보드처럼 하나의 프리셋 중에서 각 모듈을 온/오프하도록 할 수도 있고. 근데 디스토션 톤은 앰프시뮬레이터랑 같이 연동해서 만드는 거라 조절이 좀 어렵다. 앰프는 페달로 못 끄기 때문에.

*USB로 연결하면 소프트웨어로 설정할 수 있다. 일부 EQ관련 파라미터들은 컴퓨터 연결로만 조절 가능;;

*EQ는 3밴드에 프리퀀시 대역을 조절할 수 있다. 이큐에 목숨을 거는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 최소 4밴드는 되야 속이 풀리는데;

*USB 레코딩이 된다. 전용 드라이버 깔면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하나 더 생기고, 단순한 오디오 인 아웃과 똑같이 동작한다. 아날로그 오디오 신호로 전송해서 녹음하는 것보다 디지털로 전송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음질이 더 좋겠지?

*다이렉트 박스 내장 - 캐논(마이크잭) 출력 가능. 스테레오 가능. 리버브나 오토팬 같은 효과에서 스테레오 사용하면 좋음.

*루프 기능을 지원한다. 쉽게 말해서 짧막한 레코딩 + 무한 반복 기능. 옛날에 구입한 사람들은 펌웨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업스위치를 2초간 누르고 있으면 기타를 플레이하자마자 스타트가 되고 3초간 누르고 있으면 다운스위치를 누를 때 스타트가 된다고. 다운스위치를 눌러서 레코딩을 시작하거나 멈출 수 있다.

*페달 앞쪽을 꽉 밟으면 와우 온/오프를 할 수 있는데, 이거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와우 꺼질까봐 앞에서만 깔짝 깔짝 한다거나(그래봤자 결국엔 어쩌다 건드려서 와우 꺼짐) 아니면 와우를 켜기 위헤 스카이 콩콩을 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음
.
*역시 멀티이펙터는 이어폰으로 꽂아서 듣는 재미. 컴퓨터 스피커 연결해서 소리 들을 수도 있고, 스테레오 출력 기능으로 사용해도 좋고; 참고로 나는 앰프 없음 깔깔깔 (사실은 연주할 공간이 없어서 ㅜㅜ)




이것이 제공 소프트웨어의 모습이다.
모든 파라미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마우스로 수정하는 즉시 이펙터에 반영되어 소리를 들어보면서 조정한다.
저장된 세트들을 백업/복구하는 기능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
펌웨어 업데이트 전에 반드시 백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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