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의 글쓰기 - 사내정치로 이루는 유토피아



강원국이란 사람이 지었다. 대우에서 꽤 오랜 시간 일했었고, 무엇보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다. 대통령의 글쓰기란 책이 너무나 유명하고 잘 팔렸다. 잘 팔리는 김에 속편을 낸 것이다.

  강원국 스스로 말했다, 대통령의 글쓰기가 잘 팔리는 이유에 대해서, 사람들이 대통령을 그리워하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원래는 책을 사볼 생각이었는데, 이 말을 듣자 왠지 책을 다 읽은 기분이 들었다. 노무현에 대해서야 뭐 워낙 잘 알기 때문이고, 또한 질리도록 잘 알기 때문이다. 대신 이 책을 골랐다. 글쓰기와 관련된 책인 줄 알고. 이 책에 대한 지은이의 서평도 약간 들어봤으면 좋을 뻔했다. 아니, 겉표지만이라도 제대로 봤으면 이런 실수는 안 할 뻔했다. 써 있잖아, '상사의 마음을 사로잡는 90가지 계책'. 글쓰기 책이 아니다.

  책속에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 단어, 그러나 이 책의 핵심 주제, 그것은 바로 '사내 정치'이다. 정치란 아랫사람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벌이는 행위기도 하지만, 윗사람이 잘 다스리기 위해 벌이는 행위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이런 저런 입장에서 회장부터 말단까지 회사의 각 사람들이 해야 할 올바른 정치의 길을 제시했다. 여기서 올바름의 기준은, '유토피아'다, 즉 모두가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내는데 얼마나 부합하는가. 이 '유토피아'란 단어는 대단히 오글거리니까, 좀 다른 말로 대체하자면 우리 모두의 정신 건강 정도 되겠다. 회장님에게 잘 보이는 방법과 같은 처세술이 어떻게 내 정신 건강을 이롭게 하는지는 의문이지만.

  '사내 정치'. 이 단어가 당신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가? 그 느낌이 바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기분이다. 정말 어땠냐고? 그냥 시시콜콜하다. 억지로 따라간 2차 회식자리에서 교수님이 술에 취해 늘어놓는 일장 연설이랄까. 아니면 온갖 억지 비유 + 10번 넘게 들어본 농담을 끌어다 당연한 얘기를 멋있게 하는 목사님의 설교랄까. 누군가는 교수님 맞는 말 하신다며 끄떡끄떡 하겠지만, 또 누군가는 아멘 할렐루야를 외칠 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조용히 딴 생각이나 하다가 내일 출근할란다.

  아, 글쓰기? 부록으로 딸려 나오는데, 별 내용은 없다. 진짜 부록이다, 앞서 말했지만 겉표지만 봐도 글쓰기 책이 아니다. 이 사람 말이 얼마나 엉터리냐면, 개요를 작성하지 말고 바로 글을 쓰란다. 왜냐, 언제든지 쓰다보면 무너지는게 개요이기 때문이란다. 언제든 무너지는 개요는 개요가 아니다. 글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짱! 하고 보여야 개요다. 이 사람은 한 번도 개요를 작성한 적이 없는 것이다. '화룡점정', 혹은 '했읍니다'같이 맞춤법 틀리는 일은 제발 없었으면 좋겠다는 매우 신선하고 고마운 충고를, 지금 만원이나 넘게 주고 파는 책에, 좋은 글 쓰는 방법이라며, 당당하게 적어놨다! 맙소사.

또,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나그네가 어두운 밤길을 더듬고 있었다. 그때 먼 곳에서 등불이 반짝였다. 등불을 향해 반갑게 나아갔다.
  "아니, 이럴 수가!"
  등을 든 사람은 앞을 못 보는 장님이었다.
  "당신은 장님이 아닙니까? 그런데 어찌 등불을 ..."
  "예,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앞이 보이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하지만 등불 덕에 사람들이 나와 부딪히지 않으니 결국은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지요."

  글쓰기는 독자를 따뜻한 눈으로 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독자는 빨간 펜 선생님이 아니다. 내 글을 재단하는 검열관이 아니다. 독자는 나와 한편이고 내 글쓰기의 참여자다. 같이 호흡하고 함께 공감하는 친구다. 일기를 쓸때 귀찮기는 해도 두려움을 느끼지는 않는다. 독자가 자신밖에 없기 때문이다. 독자를 과도하게 의식하면 두려움이 생긴다. 잘 보이고 싶은 욕심이 과하면 두려움이 된다. 두려움은 글쓰기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내가 먼저 솔직해야 한다. 무장을 해제해야 한다. 있는 그대로 보여주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웃통뿐만 아니라 '빤스'까지 벗어라. 그래야 허위와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다. 글이 생생하고 자연스럽다. 글에 꾸밈이 없다. 글에서 인간미를 느낄 수 있다. 독자들이 찾아들게 하기 위해서는 그래야 한다. 자기소개서는 예외다. 솔직해선 안 된다. 그래서는 완하는 회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없다. 있는 그대로 보여줘서 보기 좋은 사람은 흔치 않다. 읽는 사람이 원하는 방향으로 연출해서 보여줘야 하는 게 자기소개서다.
  독자를 잊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 나의 글쓰기는 3단계다. 첫 번째, 준비 단계에서 철저히 독자를 염두에 둔다. 그들을 파악하고 연구한다. 두 번째, 쓰는 단계에서는 잠시 잊는다. 온전히 나에게 몰두해 쓴다. 이때는 독자를 잊고 자기 내면에 잠겨 잇는 것을 끌어올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셉 너째, 고쳐쓰는 단계에서는 나 스스로 독자가 된다. 내가 독자가 돼서 내 글을 본다. 독자는 이렇게 나의 글쓰기와 함께 하는 존재다.
  독자를 배려하자. 배려는 자기를 중심에 두지 않는 것이다. 거창한 것을 써서 멋있게 보이고 싶은 것은 자기를 중심에 둔 것이다. 그래서 욕심이라고 한다. 그러지 말고 욕망하자. 욕심의 노예가 아니라 욕망의 주인이 되자. 글쓰기에서 욕망은 독자에게 전달할 좋은 내용을 찾고 싶은 마음이다. 또 그것을 좀 더 알기 쉽게 전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나아가 독자의 가슴에 꽂히게 하려고 고민하는 열정이다. 이 모두가 자기가 아닌 독자를 중심에 둔 것이다. 책임감은 반응과 능력의 합성어다. 그러니까 타인에 대해 반응할 줄 아는 능력, 즉 독자에 대한 배려가 글 쓰는 사람의 책임감이다.

  글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쩔쩔매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독자에 대한 배려가 아니다. 그런 글은 독자를 불안하게 한다. 자신 있게 써서 부담감을 주지 않는 게 독자에 대한 배려다. 자기가 많이 안다는 것을 글에 드러내면서 우쭐해하는 것도 배려가 아니다. 알기 쉽게 써서 그것을 단번에 이해한 독자가 우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장황하게 써서 독자들의 시간을 빼앗는 것 역시 배려가 아니다.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게 써서 독자들이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는 것이 배려다. 온갖 수식어와 수사법을 동원해서 독자에게 감동을 주려는 시도는 배려가 아니다. 느끼함으로 고문하는 일이다. 담담하고 소박하되 전하려는 메시지가 분명하고 글쓴이가 감춰놓은 의도를 알아채는 기쁨을 주는 것이 독자를 배려하는 것이다.
  잘 쓴 글은 내가 잘 쓴다고 되는 게 아니다. 좋은 글은 독자의 마음에서 나온다. 좋은 글을 쓰고 싶거든 독자를 향해 '장님의 등불'을 먼저 들어야 한다.

 - '회장님의 글쓰기', 강원국 저, 382p~385p에서.

  음... 이 글에는 독자를 배려해야 하는 당위성, 그리고 독자를 배려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얘기하고 있다. 신뢰감이 들도록 쓰고, 담백하고 진솔하게, 친절하게 쓰란 거다. 당연한 내용을 너무 길게 적어논 거 아닌가. 그리고 20번은 들어본 것 같은데, 저 등불 얘기.
  완전히 똑같은 내용은 아니지만, 나라면 관련 내용을 이런 식으로 말하겠다.

  회사에서 글쓰기는 예술과 기술의 중간쯤에 있다. 예술은 사람을 감동시키지만, 동시에 작가 자신을 만족시키는 방법이다. 예술적 글쓰기에 너무 빠지면 독자를 만족시키기 전에 자기를 만족시키는 글이 된다. 반면 기술적 글쓰기에 치우치면 내용을 효율적으로 전달하기에는 좋지만,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기 어렵다. 무엇보다 쓰는 사람 스스로도 재미가 없어서 지치기 쉽다.
  회사에서의 글쓰기를 연마하려면 우선 기술적 글쓰기에 완벽해지려고 노력하라. 예술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지만 기술은 누구나 연마할 수 있다. 흠 없는 문장들만 잘 연결해도 최소한 나쁜 글은 안 된다. 그리고 여기에 당신의 예술성을 충분히 담으면 좋은 글이 된다. 다만 당신만을 위한 작품을 만들지는 마라. 무거운 오페라는 하지 말고 너무 가벼운 뽕짝도 하지 말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발라드를 불러라.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으면서 혼자 마음속으로 정리했던 한 꼭지를 풀어낸 것이다. 이 정도만 써도 충분한 것 같은데. 당연한 얘기를 길게 쓸 필요가 있나.

  굳이 글쓰기의 비결을 이 책에서 찾고 싶걸랑, 뒷부분 말고 오히려 앞 부분에서 비결을 찾아야 한다. 글쓰기 책이랍시고 앞쪽에 사내 정치를 줄줄이 늘어놓은 이유가 있다. 이것이 이 사람이 글쟁이로 살아남은 방법이요, 다른 글쟁이보다 뛰어난 강점이기 때문이다. 강원국은 유시민이 아니다. 그가 이 글에서 직접 말한다, 글 잘 쓰는 '불효자' 말고 글 못 쓰는 '효자'가 되자고. 관계와 소통이 잘 되면 글솜씨도 필요없다는 것이 이 책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 온, 글쓴이의 생생한 주장이다. 이것이 바로 김대중을 모시고 노무현을 모신 비결이다. 잘난 유시민은 절대로 못 하고 못난 강원국이는 잘 하는 거.

  부조리와 불합리한 생각, 전근대적인 권위의식과 일방적인 의사소통에 대해 유시민은 저항하고 싸우지만 강원국은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나름의 평화와 행복을 추구한다. 그래서 유시민은 완벽한 글쓰기가 필요하지만 강원국은 뭐.. 그렇게까지는 필요없다. 강원국은 그게 더 좋단다. 상사의 부당한 지시와 비이성적인 언행에 잘 맞추어야 서로 행복할 수 있단다.

  내가 신앙 서적을 안 읽는 이유가 있다. 성경에 몇 줄로 요약된 걸 책 한권에 풀어써놔서 지루하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해했다는 결과를 얻고 싶음과 동시에 이해되는 과정을 즐긴다. 신앙서적은 책을 읽는 몇 시간 동안, 그 이해되는 과정, 그 유희를 선물한다. 돈 주고서라도 이런 류의 유희를 한가하게 즐기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사업은 실력이기 전에 사람이다 라고 생각한다면 이 책을 꼭 보라. 당신에게는 큰 도움이 될 거다.

온갖 정치 행위에 피곤하다면, 당신은 이딴 거 안 봐도 돼 ㅎㅎ 자기 할 일만 똑바로 하면 되지 뭘.


  구글북스에서 11,200원. 쟁반짜장 홍콩반점에서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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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gs 윈도우 설치 따라하기

  모든 개발자가 만능은 아니다. 나는 영상 처리는 잘 하지만 안드로이드 앱은 못 만들고, 리눅스는 sudo랑 ls밖에 모른다. 맥도 써 본 적이 없다. 프로그래머라고 해서 한글 단축키를 다 외우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컴퓨터 맞출라면 얼마 드는지 줄줄 꿰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심지어 카톡에서 동영상을 보내면 그게 와이파이로 나가는지 KT 전화요금이 나가는지 모르는 사람도 있는데 그 분은 컴공과 교수님이었다. 그리고 내가 경고하는데, 알집 쓴다고 무시하지 마라!

  개발자는 항상 새로운 것을 익혀야 하는 직업인데, 그걸 좋아하는 사람은 또 많지 않다. 대체로는 제발 하던 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주의다. 모든 개발자는 귀찮은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gogs가 나온 것이다! git lab을 이용하여 git 서버를 설치하는 것이 워낙 귀찮은 일이거니와 윈도우가 아닌 리눅스에 설치해야 한다. 이런 거 다 필요없고 윈도우에 간단하게 설치할 수 있는 git 서버, gogs다. gogs는 GoLang이 돌어가는 모든 환경에 설치가 가능하다. 리눅스에서도 git lab보다 훨씬 쉽게 설치할 수 있다.

  gogs를 보면서 생각난 것이 trac다. trac는 'SVN + 이슈 트래커 + 위키'를 단 한 번의 실행으로 설치해준다. 웹서버와 디비까지 몽땅 한꺼번에 말이다. 그것도 윈도우에! gogs는 trac에 비하면 다소 불편하다, 아직도 많이 불편하다. DB도 직접 깔아야 하고, 이런 저런 설정도 필요하다. 아 이것마저 찾아보고 고민하기 귀찮다 하는 분들을 위해, 그래서 내가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열심히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컴맹에게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gogs가 그렇게 생겨먹었으니 어쩔 수 없다, 용서하시라.

  일단 gogs를 다운받는다. 아래 주소이다. LOCAL : ZIP 이라고 써 있는 부분에서 ZIP을 클릭한다.

https://gogs.io/docs/installation/install_from_binary

글을 쓰는 2016년 10월 현재 최신 버전은 0.9.97이다. 64bit기준으로 간다.



  압축을 풀어보면 gogs라는 파일이 있다. 그렇다, 포터블인 것이다. 아무 곳에나, 아니 아무 곳 말고 D:\gogs 라든지 편리한 곳에 카피한다. 포맷하고 다시 설치하기 귀찮으니 c에는 깔지 말자.

  gogs.exe를 실행해보면 뭔 창이 획 지나간다. 바로 다음과 같은 화면이 지나간 것이다.



  그렇다, 실행하려면 뒤에 파라미터를 넣어야 한다. 다른 것은 잘 모르겠고, git과 연동되는 웹서버를 띄우려면 'gogs web'을 실행한다. 그런데 매번 gogs web이라고 타이핑하기 귀찮으니까 bat 파일을 만든다.

  bat파일을 만드는 방법은? 우선 gogs.txt 파일을 만든 뒤, 내용에 단지 'gogs web'이라고 써놓자. 메뉴에서 파일 확장자 보기를 체크하면 .txt라고 보인다. 여기서 txt를 bat로 바꿔서 gogs.bat파일을 만든다.





  하 괜히 모든 개발자는 만능이 아니고 어쩌구 썰을 풀어논 바람에 이런 것까지 그림 설명을 하고 앉았다 ㅜㅜ

  생성한 bat파일을 실행해보면 아래처럼 뜬다. listen 어쩌구 나오면 성공.



  웹 서버가 열렸으니 접속을 해보자. 인터넷 창을 켜서 주소에 127.0.0.1:3000이라고 쓴다. 감격스런 첫 화면이 열린다.



  딱 보면, 생각나는 게 있다. 제로보드. 지금은 ex엔진이던가? 하여튼 거기서처럼 최초 실행 시에 DB 설정을 해줘야 한다.

  DB를 깔아보자, MySQL. 커뮤니티 버전이 무료이다.

https://dev.mysql.com/downloads/installer/




  위의 주소로 들어가서 아무거나 받으면 된다. 혹시 설치하다가 중간에 꺼지고 아무 것도 안 뜰 수 있다. 당연하다, 우린 인스톨러만 설치했지, 본격적인 인스톨은 아직 안 한 거거든. 시작 메뉴를 살펴보자. MySql Installer를 실행하면 된다.




그런데...



이건 MySQL 자동 업데이트를 하겠냐는 거다. 묻지마 쫌! 에 체크하고 NO.



  우리는 개발자니까, 개발자 디폴트!



  gogs를 그냥 자기 메인 컴퓨터에 까는 사람은  Development Machine을 고르고, 서버 컴퓨터에 까는 거면 Server Machine을 고른다. Dedicated Machine는 DB전용 컴퓨터에서만 선택한다.



  여기서 입력하는 패스워드는 절대 까먹지 말고 어디 적어놓길.



  윈도우 서비스로 등록할거냐 묻는 거고, 시작할 때마다 실행할 거냐고 묻는 거다. 위에서 Development Machine을 선택했으면 부담없이 Next를 눌러도 좋다. Server Machine을 선택했으면 서버니까 당연히 그냥 Next.



  이건 모르니까 Next.



  다왔다. 그냥 Execute. Next! Finish! Execute! 어서 넘어가라.

  자동으로 워크벤치가 뜬다. 디비 설정 쉽게 하는 UI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첫 번째 Local instance를 선택한다.



  난 왜 8.0 버전을 설치한 거지?? 하여튼 Continue Anyway 하여튼.



여기서 일단 눈여겨봐야 할 점은 디비가 저장되는 곳이다. C:\.. 에 저장되어 있는데 나중에 포맷해서 날릴 걱정이 되면 장소를 옮겨야 한다.

http://blog.opid.kr/361

여기 블로그에 잘 설명이 되어 있으니 따라해보시길.



  이제 gogs를 위한 스키마를 만든다. 스키마가 DB고 DB가 스키마다. 아래 그림처럼 빈 공간에 오른쪽 버튼을 눌러서 만든다. 이름은 gogs로 하고 Apply, Finish, Next! Execute!




   이제 MySQL은 끝이다.

  원점으로 돌아와서, 127.0.0.1:3000으로 다시 접속해보자. 신경써야 할 곳은 두 군데다.


  DB 패스워드는 Workbench에서 쓰던 그거다. Repository Root Path는 C 말고 다른 곳으로 정하는 것이 좋겠다.
  나머지 항목들은, 위에서 시키는대로 해왔으면 건드릴 필요가 없다.  감격의 Install Gogs 버튼을 누르면 한참 설치가 된다. DB를 생성하느라고 오래 걸린다.

  근데 문제는.. 내가 설치가 안 되는 것이다. 설치 후 gogs가 재시작되는데, gogs 자체가 실행이 안 된다. 왠지 MySQL문제 같아서 8.0을 지우고 5.7을 다시 까는 삽질을 한 끝에 다시 진행하니 되네. 8.0 버전을 내가 어디서 구해서 깔았는지 기억이 안 난다. 괜히 삽질.


어쨌든 이 상태가 되면 설치는 끝난 것이다. 첫 등록하는 아이디는 자동으로 관리자가 된다. Sign up now!



이 다음부터는 알아서 건드려보기 바란다! ㅎㅎ

근데, gogs가 계속 실행상태여야만 한다. 창을 계속 띄워놔야 함은 물론이고, 귀중한 테스크바 공간을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



  요걸 MySQL처럼 서비스로 만드는 방법이 있다.

https://gogs.io/docs/installation/run_as_windows_service

  위의 링크를 참고한다. 특급으로 설명이 잘 되어 있다 - 영어로. 설명이 구 버전 중심으로 되어 있지만 대충 따라해도 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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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 대신 건널목 - 영동역 공사중에

  충북 영동군에 있는 영동역이 공사에 들어갔다. 원래 엘리베이터와 계단만 있었는데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한댄다.

  하여튼 그래서 계단이고 엘리베이터고 뭐고 다 이용할 수 없어서 임시로 건널목을 건너고 있다.





여기까지 오전에 찍은 거



또 여기까지 오후 사진.

  건널목이 있으니까 그냥 편하다. 오르락 내리락 할 필요도 없고 평지로 걸어서 건너가면 된다. 왜 굳이 다리 아프게 지하로 내려갔다 올라올까? 그냥 요렇게 건너가면 되는걸!

  안전을 위해서 차단기도 설치되어 있고, 또 사람이 지키고 서 있다. 고용창출? 그렇다. 에스컬레이터 설치할 돈으로 사람 고용해서 건널목 계속 쓰면 어떨까 싶다.

  에스컬레이터 완공 안 됐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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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Cam HD-3000 - 마이크를 샀더니 카메라가 덤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우만 만드는 게 아니라 잡다한 컴퓨터 주변기기도 만든다. 그 중에 대표적인 것이 마우스와 웹캠. 마소 옵티컬마우스라고 하면 한 시대를 풍미했던 명기로 인정받고 있고 - 사실 거품이라고 생각한다 - 웹캠 분야에서도 삼성이 빵집하는 거 마냥 이름값으로 날리고 계신다.

  그 중에서 만만한 거 하나 샀다. 고급도 아니고 중급도 아닌 어중간한 라인.





  무엇보다 재미있는 게 포장이었다. 마치 결혼반지마냥 박스 뚜껑을 열면 가운데 딱! 저 속에는 나머지 선과, 보증서가 들어 있다. 



  보증서라.. 빽빽하게 적혀 있는데 하여튼 결론은 천재지변이나 사용자의 명백한 잘못이 아닌 그냥 고장난 거는 무조건 무상으로 AS해준다는 내용이다. 2년인가.. 아마도. 옛날 어르신들이 삼성은 비싸도 AS가 잘 된다며 대기업을 칭송하던 소리 들었을 것이다. 마소도 마찬가지로 대충 '아저씨 고장났어요~' 하면 쳐다보지도 않고 바로 그냥 새걸로 바꿔준다, 바꿔줬었다, 옛날에. 지금도 잘 해주겠지 뭐.

  윈도우 8 이상에서는 웬만한 듣보잡이 아닌 이상, 주변기기 드라이버 같은 건, 설치 안 해도 알아서 다운로드 된다. 자기들이 만든 건데 잘 설치 되겠지. 설치 됐나 안 됐나 살펴보려면 설정으로 들어가서 연결된 장치 목록을 살펴보면 된다. 



  다른 컴퓨터에서 해보니까 웹캠 옆에 조그만한 글씨로 재부팅하라고 써 있었다. 컴퓨터에 따라 좀 다른 듯.

  하여튼 설치 됐으면 바로 테스트해보자. 스카이프나 다른 메신저 쓰고 있으면 화상채팅을 바로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냥 윈도우 기본 앱을 써보기로 했다. 앱 이름이 'Camera'. 간단하다.



몇 장 찍어보았다.


  내가 애지중지하는 키보드. 가운데는 초점이 맞는데 바깥쪽으로 가면 흐려지고 색감도 엉망이 된다.


어두운 조명 아래서 시커먼 곳을 찍어보면 잔뜩 노이즈가 보인다. 센서가 별로 좋지 않다.



사람 얼굴. 나다. 역시 웹캠은 인물 사진이 중요하지. 뽀샤시하게 나오네.

아래쪽은 노트북에 기본으로 달린 카메라.



 화각 차이가 심하다. 노트북 카메라가 보통의 화각이라고 할 수 있고.. 라이브캠은 얼굴 시원하고 큼직하게 달덩이처럼 잘 나오라고 화각이 좁다. 얼굴의 밝기는 화각차이 때문이라고 보면 된다. 화각이 큰 아래쪽의 경우, 주변 밝은 영역이 많이 잡혀서 상대적으로 얼굴이 어둡게 나온다.

  웹캠에서 또 중요한 것은 소리. 녹음도 해 봤다.




  오오.. 괜찮은데? 그냥 음성 정도는 깔끔하게 들리는 편이다. 신디사이저 소리도 직접 연결을 한 것이 아니라 스피커에서 나오는 걸 마이크로 잡은 거다. 깔끔하게 들리잖아? 어째 화질은 별론데 음질이 좋으냐. 카메라보다 마이크에 신경을 더 썼나보다. 하여튼 웹캠 마이크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자세히 보면 손가락 움직임에 모션 블러가 끼어 있다. 웹캠 앞에서 달리기 할 거 아니잖아?

  그리고 거치 방식이 좀 특이한데 카메라 대가리 빼고 몸통은 단단하면서도 유연한 철판으로 되어 있어서




이쪽 저쪽으로 잘 접힌다. 접어서 모니터에 걸어놓든지, 바닥에 세우든지 자유롭다. 꼭 찰흙 만지는 기분.



고개도 좌우로 돌릴 수 있다.



일자로 펴면 이런 모습. 아. 딱 마이크처럼 생겼네. 웹캠이 아니라 웹마이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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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pad2 - 대체 불가능한 메모장 대체 프로그램



  텍스트 에디트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메모장 말고 좀 제대로 된 프로그램을 찾기 마련이다. 가끔 간단하게 java를 돌린다거나 HTML, XML과 같은 마크업 문서를 보려면 제대로 된 텍스트 에디터는 필수이다.
  나 역시 프로그래머로서 왠만한 무료 텍스트 에디터 + 울트라에디터까지 다 사용해봤는데, 그래서 최종 결론은 Notepad2.

  대체 메모장으로서 갖추어야 할 중요한 기능들....

1. 가벼운 실행
2. 제대로 된 한글 작동
3. 넉넉한 되돌리기
4. 자동 인덴테이션
5. 신텍스 하이라이트
6. 라인 넘버 표시

정도로 생각했는데,
Notepad2는 여기에 더 좋은 기능들을 보탰다.

7. 반투명 모드
8. ESC로 종료
9. 창 위치 고정
10. 코멘트 토글
11. 다양한 인코딩
12. 창 타이틀에 경로 표시
13. 내용이 변경되었을 때 리로드 방식 설정

등등등.......
게다가 포터블 지원.
용량은 압축 안 해도 898kb! 푸하하
야호, 얼른 다운 받자!!

  구글에서 맨 처음 검색해서 나오는 페이지 바로 여기, http://www.flos-freeware.ch/notepad2.html 에서 다운받으면 된다.
  오픈소스이기 때문에 몇몇 사람들이 포크해서 자신만의 버전을 만들어놨다.

   Modified Versions of Notepad2


  공홈(?)에서도 위의 항목으로 표시된 곳에서 다양한 포크들을 소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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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텍 RP500 - 좋은 느낌의 조작감, 살짝 거친 소리



디지텍에서 나온 일렉기타 멀티 이펙터이다. rp 시리즈 중에서 rp1000보다는 한 단계 낮고 rp355보다는 한 단계 위. 너무 조작이 불편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하이엔드급은 아닌 딱 적당한 수준이다. 자동차로 치면 준중형, 노트북으로 치면 13인치.

홈페이지 링크 : RP500 (discontinued) | Multi-Effects Switching System & USB Recording Interface (digitech.com)
들어가면 각종 소프트웨어와 매뉴얼 등 얻을 것이 많다.

내가 일렉기타 사운드를 기똥차게 연구하는 사람도 아니고 모든 이펙터를 다 써본 것도 아니기에 비교 설명은 절대 불가하지만;;; 나름 신디사이저를 오래 다루면서 소리에 관해서는 듣는 귀가 있고, 또 이런 기계 만지는 것이 취미, 게다가 매뉴얼도 읽어본 사람이다 나는 푸하하하 ㅋㅋㅋㅋㅋ

왠만하면 매뉴얼은 훑어보는게 좋지 않을까나.
나름 받은 느낌, 핵심 기능 위주로 간략하게 적어본다.

*외장은 모두 메탈로 되어 있고 스위치도 메탈 재질이라 딱 튼튼한 느낌이 온다. 그러나 손으로 만질 수 있는 노브 등등은 다 플라스틱.;;;

*튜너를 키려면 바이패스를 2초간 누르고 있어라! A를 보통 440Hz로 놓고 쓰는데 427에서 453까지 조절 가능하다. 혹시나 다운튜닝된 피아노와 같이 연주를 해야 한다면 유용할지도??

*대부분의 멀티이펙터가 그렇듯이 미리 들어있는 프리셋은 100가지나 되는데 딱 느낌이 오는 것은 없다;;; 수만가지 톤이 있어도 마음에 드는 게 하나도 없으면 말짱 도루묵. 결국에는 마음에 드는 거 한 두개만 쓰니 꾹꾹이나 마찬가지. 100개의 프리셋, 100개의 유저셋을 지원하고 톤 라이브러리라고 샘플톤을 즉각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멀티이펙터의 디스토션은 왠지 따뜻한 느낌이 없고, 다양하나 지저분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다. 너무 뻔한 톤만 나올 것 같고 동시에 너무 특이한 톤이 나올 것 같은 이상한 선입견. 특히 디지텍의 이펙터들이 좀 따가운 느낌이 드는 편이지. rp500도 그다지 따뜻한 느낌은 없는데, 대신 무진장 다양한, 그리고 대부분 쓸만한 그런 톤이 잔뜩 있다. 앰프 앞쪽에서 디스토션을 고를 수 있고, 앰프 시뮬레이터의 오버톤도 고를 수 있고, 막단에 캐비넷 톤도 고를 수 있어서 세 가지를 잘 조합하면 원하는 소리에 근접한 무언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이론상 디스토션 18가지 x 앰프 52가지 x 캐비넷 25가지 조합을 만들 수 있다. 데모/프리셋 사운드만 들어봐서는 이게 얼마나 좋은 톤인지 알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이모코어 하기 딱 좋은 (그리고 교회에서 자주 쓰는) 너무 빡세지도 않고 허무맹랑하지도 않은 알맹이가 꽉 들어찬 아주 그런 톤을 만질 수 있다.

*LFO가 2개나 들어 있어서 자신이 원하는 파라미터를 걸어 놓을 수 있다. LFO가 뭐냐고? 간단하게 트레몰로 생각하면 된다. 트레몰로는 LFO에 볼륨을 연결한 것이고, 그 밖에 다른 파라미터를 연결해서 자동으로 와리가리 한다는 것이지. LFO를 잘 이용하면 신디사이저와 같은 이펙터 소리를 얻을 수 있다.

*페달에도 당연히 여러 파라미터를 연결할 수 있다. 보통 앰프 게인이나 디스토션을 와우랑 같이 걸어서 효과를 내기도 하고, 아니면 리버브 같은 걸 걸어서 순간적으로 울림을 낸다거나.

*디지텍 시리즈의 페달은 다른 그 어떤 회사보다도 부드럽고 산뜻하고, 안정적이다. 페달 비교하면서 밟아보면 차이가 확실히 느껴짐.

*별에 별 잡다한 이펙터들 전부 내장. 코러스, 페이져, 플랜져 같은 건 종류별로 몇 가지씩 다 있고 옥타브니 피치 쉬프트니 뭐 그런 거랑 비브라토, 트레몰로, 야야, 등등 그리고 랜덤 와우, 랜덤 피치는 뭐야 ㅋㅋㅋㅋ 이런 것도 다 있음;; 멀티이펙터가 최고 쓸모 있을 때다.

*앞 쪽에 페달 버튼 5개로 프릿셋 톤을 선택할 수도 있고 페달보드처럼 하나의 프리셋 중에서 각 모듈을 온/오프하도록 할 수도 있고. 근데 디스토션 톤은 앰프시뮬레이터랑 같이 연동해서 만드는 거라 조절이 좀 어렵다. 앰프는 페달로 못 끄기 때문에.

*USB로 연결하면 소프트웨어로 설정할 수 있다. 일부 EQ관련 파라미터들은 컴퓨터 연결로만 조절 가능;;

*EQ는 3밴드에 프리퀀시 대역을 조절할 수 있다. 이큐에 목숨을 거는 나로서는 조금 아쉬운 부분... 최소 4밴드는 되야 속이 풀리는데;

*USB 레코딩이 된다. 전용 드라이버 깔면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하나 더 생기고, 단순한 오디오 인 아웃과 똑같이 동작한다. 아날로그 오디오 신호로 전송해서 녹음하는 것보다 디지털로 전송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음질이 더 좋겠지?

*다이렉트 박스 내장 - 캐논(마이크잭) 출력 가능. 스테레오 가능. 리버브나 오토팬 같은 효과에서 스테레오 사용하면 좋음.

*루프 기능을 지원한다. 쉽게 말해서 짧막한 레코딩 + 무한 반복 기능. 옛날에 구입한 사람들은 펌웨어를 업데이트해야 한다. 업스위치를 2초간 누르고 있으면 기타를 플레이하자마자 스타트가 되고 3초간 누르고 있으면 다운스위치를 누를 때 스타트가 된다고. 다운스위치를 눌러서 레코딩을 시작하거나 멈출 수 있다.

*페달 앞쪽을 꽉 밟으면 와우 온/오프를 할 수 있는데, 이거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와우 꺼질까봐 앞에서만 깔짝 깔짝 한다거나(그래봤자 결국엔 어쩌다 건드려서 와우 꺼짐) 아니면 와우를 켜기 위헤 스카이 콩콩을 하는 사태를 막을 수 있음
.
*역시 멀티이펙터는 이어폰으로 꽂아서 듣는 재미. 컴퓨터 스피커 연결해서 소리 들을 수도 있고, 스테레오 출력 기능으로 사용해도 좋고; 참고로 나는 앰프 없음 깔깔깔 (사실은 연주할 공간이 없어서 ㅜㅜ)




이것이 제공 소프트웨어의 모습이다.
모든 파라미터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마우스로 수정하는 즉시 이펙터에 반영되어 소리를 들어보면서 조정한다.
저장된 세트들을 백업/복구하는 기능이 가장 필요할 것이다.
펌웨어 업데이트 전에 반드시 백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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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재미없는 글 잘 쓰는 법

*누구나 글쓰기를 잘 할 수 있다.

  글이 잘 써지지 않을 때 사람들은 '문재(文才)'가 없는 '유전적 불운'을 한탄한다. 시나 소설이라면 그래도 상관이 없다. 하지마 문학작품이 아니라 생활 글쓰기나 논리 글쓰기라면 그럴 필요가 없다. 나는 직업적 글쟁이로서 논리 글은 나름 수준 있게 쓴다고 인정받는 편이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한다 해도 괜찮은 시인이 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내가 쓸 수 있는 글을 쓰는 데 만족하며 산다. 아무나 시를 쓰는 게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깨닫게 해준 시인이 여럿 있다. 안도현 시인도 그런 사람이다. <너에게 묻는다>는 그런 작품 중에서 제일 짧은 것인데, 그 첫줄은 이렇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시인이 왜 이렇게 말했는지 이해하려면 먼저 연탄재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단군 할아버지가 한반도에 터를 잡은 이후부터 50여년 전까지, 몇넌 년 동안 우리는 나무를 태워서 생존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얻었다.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조선 후기에 숲이 망가지기 시작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일제의 약탈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전국의 야산은 거의 다 나무 한 그루 없는 민둥산이 되어버렸다.
  농민들은 어린 나뭇가지와 낙엽까지 모두 긁어다 연료로 썼다. 가난해서 어쩔 수 없이 '생계형 도벌'을 한 것이다. 정부는 멀쩡한 숲을 통째로 베어 목재로 팔아치우는 '상업형 도벌'을 막을 능력이 없었다. 우리는 숲이 생명력을 회복한 것은 연탄이 나무와 숲을 대체하기 시작한 이후였다. 1970년대에 들어 구벙이 열아홉 개 뚫린 연탄이 가정용 에너지원으로 널리 자리 잡았다. 1990년대에는 소득수준이 더 높아져 석유, 가스, 전기가 연탄을 밀어냈다. 20여 년 동안 주택가 골목 어디나 타고 남은 연탄재가 쌓여 있었다.
  무언가에 화가 났지만 화풀이할 곳이 달리 없는 사람들은 그 연탄재를 발로 찼다. 바람이 불면 먼지가 날렸고, 주변에서는 혀를 찼다. '왜 연탄재를 차고 난리람? 먼지 날라면 사람한테 해롭잖아. 골목길도 지저분해지고' <너에게 묻는다> 첫 행에 이 생각을 이어 붙이면 이렇게 된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부서진 연탄재 네가 치울 거냐.

  논리 글쓰기는 이런 것이다. 이 정도라면 나도 쓴다! 그런 생가이 들지 않는가? 그렇다. 이런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어려울 게 없다. 그런데 시인의 상상력과 감성은 다른 곳으로 뻗어갔다. 그 연탄재가 한때는 이글이글 타오르는 불덩어리였다는 사실을 떠올린 것이다. 연탄이 제 몸을 불살라 내뿜은 열기로 사람들은 무엇을 했는가? 허기진 가족을 위해 밥을 지었고 하루 일에 지친 몸을 달래었다. 그 뜨거움 위에서 애틋한 사랑을 나누었고 늙은 부모를 모셨으며 소중한 딸, 아들을 키워냈다. 사랑도 열정도 헌신도 없이 살아가는 인생이 널리고 널린 세상, 도대체 그 누가 겨울 골목길의 연탄재를 걷어찰 합당한 자격이 있다는 말인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해직교사였던 안도현 시인은 그렇게 말하고 싶어서 마침표도 쉼표도 느낌표도 없는 석 줄짜리 시를 쓴 것이다. 이것은 공동체의 선을 실현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웠던 전교조 교사들이 진심을 물라조는 세상을 향해 외치고 싶었던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이건 말 그대로 예술이다! 창작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 노력하면 누구나 이렇게 쓸 수 있다고? 거짓말이다. 어머니 배에서 나올 때부터 가지고 있었을 수도 있고, 뇌세포의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우주만큼이나 복잡하고 오묘한 연결망과 정보처리 시스템을 만든 어린 시절에 형성된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특별한 감성과 언어 감각과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야 이런 시를 쓸 수 있다. 수 십 년 글쓰기로 살아온 나는, 이런 작품을 만날 때마다 내가 시를 쓰지 못하는 사람임을 거듭 자각한다.
  그렇지만 나는 큰 불만을 느끼지 않고, 잘 쓸 수 있는 글을 쓰며 살았다. 20대 청년기는 소위 '선전선동(宣傳煽動)'을 위한 글쓰기로 보냈다. 그때 정부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세상에 대한 불만을 조장하는 것을 '선전'으로, 정부에 맞서 싸우라고 대중을 부추기는 것을 '선동'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우리에게 '선전'은 사실과 진실을 알리는 것이었고 '선동'은 용기를 퍼뜨리는 일이었다. 나는 이런 의미의 '선전선동' 사업을 벌이는 데 필요한 '불법유인물'을 만들면서 글쓰기를 시작했다.

  -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중...

  속았지? 안 속았나? 유시민이 쓴 거다 ㅎㅎ 내가 발췌한 이 문장에는 지금 리뷰하려고 하는 이 책의 의도가 정확하게 들어있다. 문학적 글쓰기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지만 논리적 글쓰기는 요령을 알고 연습만 하면 누구든지 잘 쓸 수 있다. 는 게 이 책의 생각이고, 그 요령을 알려주는 게 이 책의 목적이다.
  더불어 위의 발췌문은 이 책의 특징을 고스란이 담고 있으니 위의 글이 마음에 든다면 얼른 구매해도 좋다.

*잡다한 수다가 한가득

  유시민이 실제로도 그런 사람인지 모르겠지만, 일단 책에서만큼은 말이 무진장 많은 수다쟁이 아저씨다. 절대 간단한 요약으로 설명하는 법 없이, 줄줄이 옛날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어쩌구 저쩌구 해가면서 그래서 결론적으로 이렇다는 투다. 연탄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기 위해 대뜸 단군할아버지가 등장하고, 조선 후기의 인구 폭발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이 줄줄이 서사의 결론은 나는 안도현만큼 시는 못 써도 잘 먹고 잘 살았다. 는 간단한 것이다.
  어때, 그래도 재미있지 않나? 니가 연탄을 차면 주변에서 혀를 찬댄다. 딱딱한 문장 사이에도 유시민 나름의 흥미 유발을 섞어 놓은 것이다. 그래서 읽기가 부담스럽지 않다. 내가 제목에 글쓰기의 정석이 아니라 글쓰기의 열린교과서라고 써 놓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반대로 아 그래서 빨리 내가 필요한 글쓰기 묘수를 알려달라고! 하고 부추기는 성급한 독자는 지루할 지도 모르겠다. 호흡이 긴 이야기에 익숙치 않은 사람도 지루하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템포가 느려도 너무 느리다. 꼭 문장 하나에 200자가 들어있어야 만연체가 아니다. 이렇게 정갈한 문장으로도 만연체가 가능하다는 사실, 유시민을 만나기 전에는 모를 거다.

*필요한 부분에서는 잠깐 스톱

  이따금 잘 된 문장과 잘못된 문장의 예시를 보여줄 때가 있다. 여기서는 갑자기 급공부모드로 돌아서야 한다. 책의 앞뒷장을 넘겨가며 꼼꼼이 비교를 해야 책값을 뽑을 수 있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에 떠돌고 있다 - 공산주의라는 유령. 옛 유럽의 모든 세력들, 즉 교황과 차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 급진파와 독일의 경찰관은 이 유령에 대항하는 신성한 몰이사냥을 위해 동맹하였다.

  요것은 강유원이라는 사람이 옮긴 <공산단 선언> 이다. 이걸 유시민이 고친 것은 아래와  같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낡은 유럽의 모든 권력이, 교황과 차르, 메테르니히와 기조, 프랑스 급진파와 독일 비밀경찰이, 이 유령을 사냥하기 위한 신성동맹을 체결했다.

  여기서 요점은 운율이다. 아무래도 선언문이기 때문에 리듬감이 중요하다고. 글을 쓸 때도 말하듯이 쓰는 것이 좋댄다. 즉, 말로 읽어서 어색한 문체는 삼가라는 것.
  이걸 이해하려면 위 아래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어보아야 한다. 그렇게 하면 기억에도 잘 남게 된다.

*글쓰기의 A to Z


차례

글쓰기가 두려운 그대에게

1. 논증의 미학

2. 글쓰기의 철칙

3. 책일기와 글쓰기

4. 전략적 독서

5. 못난 글을 피하는 법

6. 아날로그 방식 글쓰기

7. 글쓰기는 축복이다

8. 시험 글쓰기


차례만 훑어봐도 알듯이 글쓰기를 처음 대하는 자세에서부터 논리에 대한 기본 개념, 설명문의 주요 특징, 독서를 통해 글쓰기를 향상시키는 방법 등 별의 별 내용이 다 들어있다. 논술시험을 코앞에 둔 사람에 대한 구체적인 대비 방법도 있고, 심지어는 '정신승리'를 주제로 한 내용도 들어있다. 아니, 트위터나 댓글논쟁에서 정신승리하는 방법을 다룬 건 아니고 ㅋㅋ 글쓰기가 싫어질 때 어떻게 스스로를 달래면서 글을 썼는가 하는 내용이다.

*블로그를 쓸 때, 유시민이 시키는 대로 하면 안 된다.

  요즘 글 쓰기의 트랜드는 딱 하나, 재미다. 여러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필력'을 논할 때, 그 기준은 같은 내용이라도 얼마나 재미있게 쓰느냐다. 유시민이 시키는 대로 글을 쓰면 그야말로 노잼이다. 문장을 끊을 줄 몰라서 못 끊는 경우를 빼고, 의도적으로 쓰는 만연체의 동기는 줄줄줄 이어지는 문장의 재미다. 위에 설명했듯이 유시민도 글의 재미를 위해 문장은 단순하지만 내용은 만연체나 다름이 없이 글을 썼다. 글이 재미있으려면 다양한 문장 구조가 튀어나와야 하고, 반전도 있어야 하고, 때로는 문법과 맞춤법도 파괴해야 하는데, 이 책에서 그런 건 절대 안 알려주지~
  실생활에서 논설문을 써야 하는 상황은 주로 댓글이나 트위터로 논쟁을 할 때이다. 이런 경우에 승리하는 최고의 방법은 재미나게 써서 사람들의 호응을 얻는 것이다. 논증 불가능한, 그래서 사실상 논리가 아닌 내용도 상관이 없다. 트위터에서 리트윗 되는 대부분의 문장은 촌철살인 유머다. 그런 공간에서 이 책의 가르침대로 글을 썼다가는 당신의 멘탈부터 붕괴될 것이다. 아무리 정리 정돈 잘 해서 논리를 펼쳐봐야 소용이 없고, 이건 벽에다 대고 헤딩하는 꼴이니까. 좋은 논설, 가장 설득이 잘 되는 논설은 사람의 마음을 건드리는 글이다. 이 쯤 되면 이미 문학과 예술의 영역이다. 그러니까, 유시민이 얘기하는 요령들은 나쁜 글을 안 쓰는 요령은 될 수 있지만 좋은 글을 쓰는 요령은 못 된다. 좋은 글이 되려면 필연적으로 문학적 글이어야 한다.
  이 책에 있는 문장 하나 하나는 모두 이 책이 설명하는 원칙에 입각해서 쓰여 있다. 그래서 문장이 재미가 없다. 너무 깔끔하고 단정해서. 김어준이 쓴 책이 드럽게 산만해서 도저히 읽기가 힘든 수준이라면 유시민의 책은 아, 너무 밋밋해서 지루해. 그래, 이런식으로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니까,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유시민처럼 글을 쓰면 유시민처럼 살게 되는 거 아닌지. ㅋㅋㅋ

*이 책 때문에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나도 꾸준히 글 많이 써서 멋진 글쟁이가 되어볼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일단, 이 책의 저자가 글쓰기로 돈 벌어 먹고 사는 사람이자나. 글쓰기는 티끌 모아 태산 맞다. 이건 이 책의 주장인데, 나도 동의한다. 꾸준히 쓰다 보면 실력이 는다. 왠지 이렇게 블로그 하나 하나씩 포스팅하다보면 어느샌가 나도 글쓰기 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 책 읽고 나서는 다른 사람의 글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이 사람들 유시민이 시키는대로 글을 썼나 안 썼나 보게 된다. 나름의 잣대가 된 것이다. 평가의 기준이 생긴다는 건 어쨌든 실력이 좀 늘었다는 거 아닌가.
  나도 유시민처럼 열심히 글을 써야겠다. 라는 매우 반듯한 결말.

*구글북스에서 샀다. 얼마였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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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폴드 FC750R 청축 - 조용하고 단단한 기계식 키보드






  바로 위의 동영상은 내가 구입해서 잘 쓰고 있는 레오폴드 청축과 커스텀 키보드인 적축을 비교한 영상이다. 같은 청축끼리 비교하면 좋겠는데, 당장 가지고 있는 키보드가 없어서..;; 위의 동영상에서 나타내고자 하는 특징은 두 가지다.



*매우 정갈한 소리

  청축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시끄럽지 않다. 다른 축은 아마 커스텀 키보드 못지 않게 조용할 것이다. 바로 위의 테스트 영상에서 비교 대상으로 쓰는 키보드는 직접 제작한 커스텀 키보드로서 내부의 울림 공간이 매우 협소하기 때문에 굉장히 조용한 편에 속한다. 기성품 청축에서 그에 견줄만한 소리가 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이다.

  모든 소리나는 악기, 스피커가 그렇듯이 키보드의 소리도 핵심은 하우징(키보드 전체 껍데기)의 울림이다. 특히 하우징 내부에 공기가 많이 들어있을수록 큰 소리가 난다. 레오폴드는 내부 공간을 스폰지로 채웠다.





홈페이지의 상품 설명에 나타난 그대로다. 그리고 이건 대단한 효과를 나타낸다.

  소리도 감촉이다. 키감에서 소리를 빼는 것은 게임의 타격감에서 소리를 빼고 논하는 것과 같다. 키보드의 감촉에는 당연히 소리가 포함되어야 한다. 750R은 단단한 보강판 + 두꺼운 PBT키캡 + 정갈한 소리가 만나서 다른 키보드에서는 느끼기 힘든 정갈하고 경쾌한 키감을 보여준다.

*화끈한 스테빌라이저

  스테빌라이저라 함은 큰 키캡이 좌우로 기울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지지대로서, 쉬프트, 스페이스, 엔터와 같은 큰 키캡에 들어 있다. 그런데 이것이 키감에 악영향을 주기 일쑤다. 눌렀을 때, 다른 키와 마찬가지로 경쾌하게 눌려야 하는데, 마치 밑에 젤리라도 댄 것처럼 푹신하거나 움직임이 뻑뻑하거나 하면 말로 형용할 수 없는 각별한 불쾌감이 밀려온다. 특히덕키사에서 만든 키보드의 스테빌은 최악이다.

  레오폴드의 스테빌라이저는 다른 키와 거의 차이가 없을 정도로 경쾌하다. 팍팍팍! 시원스럽게 밀려들어가서 보강판에 탁! 하고 부딧힌다.

*레오폴드 옛날엔 안 이랬다.

  2010년경만 해도 키보드는 그래도 마제 키보드였다. 레오폴드는 괴상한 스페이스바 스테빌 위치, 특유의 부실한 마감으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샌가 마제 키보드의 중고 매매가격이 팍팍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 때무터 10만원대의 국산 키보드가 흥하기 시작한 것 같다. 지금은 비싸기만한 마제 키보드보다 훨씬 낫다고 자부한다.


제닉스의 타이탄 마크 세븐



요건 레오폴드 750R

사진들 전부다 자사 상품 소개에서 퍼옴

  제닉스 키보드는 특유의 게임덕후스러운 무시무시한 디자인으로 라이트 유저를 노린다면 레오폴드는 무난히 즐길만한 디자인을 갖추고 있다. 솔직히 말하면 아무 디자인도 없다! 그냥 네모 박스에 키캡을 박아놓았을 뿐. PC방이 아닌 이상, 집이나 사무실에서 쓸 때는 이런 NO디자인 컨셉이 더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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