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bit studio는 This War Of Mine 으로 화제가 되어 그 동안 다양한 게임들을 내놓았다. 대형 게임은 아닐지라도 특유의 레트로 감성과 충실한 시나리오로 매나이를 형성하고 있다.
프로스트 펑크는 그 동안의 게임 중 This War Of Mine과 가장 닮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이 혹한의 설정, 그리고 서바이벌 상황에서 무너지는 인간의 존엄성을 주제로 하고 있다.
게임의 주된 컨텐츠는 경영과 심시티이다. 주변의 자원을 채취하고, 건물을 건설하고, 테크트리를 개발하는 등 게임 구조는 매우 평범하다. 다만 혹한에 싸우는 작은 인간 사회라는 설정 속에서 생존을 위해 인간의 존엄성과 양심을 버리도록 선택을 강요한다. 여기에 충분한 연출로 몰입감을 더해서 단순한 매니악한 스크립트 위주의 게임성을 벗어나 대중적인 입맛도 만족시키고 있다.
중요한 건 난이도이다. 난이도가 너무 쉬우면 특유의 긴장감을 느끼기 어렵지만 난이도가 너무 높으면 게임의 분위기를 느끼기보다 시스템을 분석하고 파고들기에 열중하여 그 역시 몰입을 방해한다. 또한 게임에서 다 이기려고 하면 안 된다. 사상자 한 명도 없이 게임을 끝내려고 하는 노력은 안 하는 것이 좋다. 좀 고생도 하고 이래저래 난관이 와도 어떻게든 게임을 붙잡고 진행을 해보는 것이 게임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다. 공포영화를 보는데 아무도 안 죽는 건 말이 안 된다. 사람이 죽는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싫으면 애초에 공포영화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 이 게임은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상황에서 어떻게든 발버둥쳐야 하는 스트레스와 긴장을 동반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긴장을 즐기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이다.
또 재미난 건 일반적인 심시티와는 달리 직교좌표가 아닌 극좌표계를 채용하여 가운데를 중심으로 동그랗게 건물을 쌓아나가야 한다. 극좌표계 그 자체로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경영 시뮬레이션 + 심시티 + 생존게임에 적절한 연출이 합쳐진 수작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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